
흐린 날이나 비가 오기 직전 유독 냄새가 심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건물 안팎에서 느껴지는 그 불편한 냄새의 근원은 하수도와 정화조, 집수정 등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스멀스멀 새어나오는 오염 공기이기 때문이다. 날씨가 바뀌면 냄새도 함께 바뀌는 셈이다.
■ 기압차가 만드는 확산, 온도가 만드는 농도
오염 공기가 자연발생적으로 새어나오는 원리를 물리·화학적 논리로 보면 두 가지 현상이 겹친다. 하나는 건축물 내 위생시설의 내·외 기압차 발생에 따른 기체의 이동과 활동으로 오염 공기가 우리 생활공간으로 확산되는 현상이고, 다른 하나는 해당 시설 내 온도 변화에 따라 부패 정도가 달라지는 유기물질로 인해 유해가스 농도가 변하는 현상이다.
이 둘을 합친 것이 내 건물 하수도 시설에서 자연발생하는 하수도 악취 부하량이다. 결국 냄새의 세기는 그날의 기압과 온도에 크게 좌우되며, 기상 조건을 알면 냄새도 계산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 자연 현상에 AI를 결합하다
관련 분야에서 28년간 오직 한 길만을 연구해 온 센텍(주) 기업부설연구소는 이러한 자연 현상과 AI 데이터 기술을 결합했다. 주소 입력만으로 향후 3일간의 악취를 미리 알려주는 악취체감예보 서비스(https://odorcast.com)가 지난 8일 정식 런칭한 배경이다.
건물 설비 사양과 실시간 기상 상황 데이터를 함께 반영하기 때문에, 같은 건물이라도 날씨에 따라 예보 값이 달라진다. 위생시설을 갖춘 건축물을 대상으로 3일 이내 어느 시점이든 총량적인 하수도 악취 체감률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 수치로 보는 예보
건물 주소를 입력하면 건축물대장과 기상청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재와 향후 3일 이내의 악취 발생 여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예측되는 오염 공기량과 악취 물질 농도인 황화수소, 악취 체감 확률까지 세부 수치로 제시되며, 악취 발생 시 실질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팁과 입력한 주소지 건물에 대한 맞춤 정밀진단도 제공된다.
공공시설 악취에 대한 간단한 제보만으로 관공서 담당 부서에 대신 접수하고 조치 결과를 알려주는 '악취제보' 기능도 함께 들어 있다.
■ 특허 기술이 계산의 토대
예보의 토대가 되는 것은 센텍(주)가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동남아 특허까지 확보한 독자 기술 '밀폐관로 환기량 계산 기법'이다. 대기 기압 조건에 따라 건물 개구부로 새어나올 수 있는 하수도 오염 공기량을 계산하는 이 기술은 2014년 연구를 시작해 2017~2019년 중소기업기술혁신과제에서 성공 판정을 받았다.
이후 센서나 측정기 없이 예측하기 위해 AI 기술이 더해졌고, 약 9년간의 연구 끝에 올해 개발이 완료됐다. 현재 서비스 범위는 내 건물 내·외부로 한정돼 있으며 추후 공공관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서비스 관계자는 "이번 솔루션은 실제로 악취를 측정하지 않더라도, 기상 변화에 따라 악취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라고 밝혔다. 서비스는 네이버와 구글 등 포털에서 '악취예보' 또는 'odorcast.com'을 검색해 이용할 수 있다.



